아시다시피 지난 금요일 주식시장은 카카오뱅크 상장으로 한바탕 난리통이었습니다. 상장 전부터 공모가 39,000원이 비싸다고 한 지방 은행계열의 증권사가 목표가 24,000원을 소신껏(?) 쓰면서 한 때 불안감을 주기도 했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시초가는 단번에 53,700원을 기록했습니다. 결국 장 후반 급등하더니 상한가를 기록하며 시총 33조로 국내 금융사들 중 시총 1위에 올랐습니다. 한편 카카오뱅크의 주관사였던 국내 한 증권사는 서버다운으로 차익실현 욕구가 있는 개인들을 강제로 1일 확약(?)시키며 졸지에 '트루 프렌드'로 인정받는 해프닝도 있었구요 ㅎㅎ
카카오뱅크는 이렇게 한 때 고평가 논란을 일으키며 가까스로 시장에서 2조를 조달한 반면, 국내 대형 은행들은 올해 순이익으로만 카카오 IPO금액의 두 배, 예상 순이익의 약 20배를 벌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 은행업은 성장률이 낮고 감익할 수도 있다는 편견에도 몇 년 째 이익 성장을 기록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 참여자들은 현재 기준으로 카카오뱅크를 대형 금융 지주사들보다 50%가 넘는 시가총액에 거래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타당한 것인지 아닌지 지금 속단할 수 없습니다만, 아무튼 카카오뱅크는 현재 케이비뱅크보다 엄청나게 높은 프리미엄을 받으며 여전히 논란 속에 있습니다. 어찌보면 시장은 참 불공평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정말 손에 잡히는 것에만 집중해서 평가한다면, 과거 흙수저 출신의 고스톱 게임회사 공동대표가(최대한 깎아내려 표현하자면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ㅎㅎ) 어떻게 20여 년 뒤 다이아몬드 수저들을 제치고 국내 주식부호 1위에 오를 수 있을 수 있었을까요? 또 미국에서 JYP와 자취하다 양말 뒤집어 벗어 놓는 선배의 모습에 울컥해서 가출을 했던 흑역사를 가진 방시혁 의장이 어떻게 10년 뒤 세계적인 아티스트를 진두지휘하는 기업을 일구어낼 수 있었을까요? 망가진 GM공장을 빌려 조악한 품질의 단차를 생산하던 테슬라는 어떻게 세계 유수의 자동차 회사의 합산 시총을 넘어서는 기업이 될 수 있었을까요? 그런 면에서 본다면 최고로 혁신적이지 못해 왔던 국내 은행업에 현존 국내 최강의 혁신 기업이 뛰어들었을 때 사람들의 기대가 과하다고만 할 수 있을까요? 요새 워낙에 저세상 밸류에이션으로 정신이 없는 와중에 이 정도 내러티브면 그래도 나름 설명이 된 건 아닐까요?
짧게는 다음 주 카카오뱅크의 주가 향방도 궁금하지만, 한 10년 쯤 지나서 오늘의 생각들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될지 몹시 궁금해지는 주말입니다. 다음 주에도 펼쳐질 세상의 변화를 즐거운 마음으로 지켜보시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