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안생각 2021-06-29

2021-06-29 zian 523

지난 주 드디어 KOSPI가 3,300을 돌파했습니다. 지난 1월 장 중 고점을 지난 몇 개월에 걸쳐 수 차례 돌파 시도를 했지만 쉽게 위로 올라서지는 못했는데, 이번에는 그 위로 안착하는 모습입니다. 반면 1월 당시 최고 96,800원까지 도달했던 삼성전자는 그 이후로는 아직까지 지지 부진합니다. 사실 삼성전자 뿐만이 아니라 작년 지수 상승을 이끌었던 몇몇 기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장은 때때로 많은 분들의 기대 속에 있는 기업들일수록 생각만큼 잘 오르지 못하고 지루한 마음에 다른 종목들을 기웃거리며 옮겨 갈 때 쯤이면 귀신같이 올라버립니다. 캔 피셔는 주식시장 자체의 공포와 과열에 대해 "The great humiliator(위대한 능욕자)"라는 말을 했지만, 그 얘기는 이런 맥락에서도 의미가 통하는 것같습니다.

생각만큼 수익이 나지 않을 때는 그 원인을 찾으려고 합니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최근에는 '공부하는 투자자'들이 많이 생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실은 공부를 하는 것과 자신의 포트폴리오로 수익을 내는 것은 또한 별개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실제 제 주변에도 좋은 애널리스트였지만 전업 투자에 있어서는 실패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 분들의 사례가 이를 증명합니다. 이렇게 투자의 세계는 축적된 지식만으로는 해결안되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우린 이미 정보와 지식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업의 내용도 거의 모른채 챠트만 보고 전문가 행세를 하는 사람들의 말을 듣고 투자하던 세상에서, 이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 지식과 정보들을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접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투자의 자세, 투자의 방법, 투자 철학까지 이젠 알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얼마든지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가 어려운 것은, 배움도 부족하거니와 모든 상황이 내가 배워서 아는 것 내에서 그대로 펼쳐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배운 그대로 펼쳐지지 않는다는 '불확실성'은 사람을 '불안'하게 만들고, '불안'은 '위험'을 의미하며, '위험'에 노출되었다는 인식이 생기면 어느 정도까지는 견딜 수 있을지 몰라도 위험에서 '피하고 싶은 인간의 본능'이 늘 판단력을 흐리게 만듭니다.

사실 정보와 지식이라는 것은 비유하자면 어느 작품을 구성하는 작은 퍼즐 조각입니다. 우리가 투자에 대해 공부하는 것은 세상에 떠도는 퍼즐 조각들을 구별해 내기 위함이고, 그 퍼즐의 위치가 하나의 작품에서 어디에 위치하는 것이 좋을지 판단하는 능력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어떤 작품이 예술적인 가치가 있는지 구별할 수 있는 자신만의 심미안이 필요하고, 타인의 작품을 어느 정도 평가할 수 있는 능력도 있어야 하며, 다양한 작품을 시간을 들여 직접 작업해 보기도 해야 비로소 퍼즐 조각 하나의 가치를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좋은 작품에는 '시간'이라는 요소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P.S.>사람들의 관심이 높을 때는 그들의 혹한 마음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제대로 된 작품하나 없이, 퍼즐 조각의 위치를 다 알고 있다고 말하거나,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는 분들은 조심하시는 게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