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의 흥분된 시장이 다소 가라앉고, 특히 최근 기술주들의 조정이 이어지자 많은 분들이 시장 전망을 더 궁금해 합니다. 사실 질문을 하는 이유는 듣고 싶은 답변을 통해 자기 예언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기 위함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결국 전문가들의 말을 빌어 마음 속의 불안감을 줄이고 싶은 것이지요...
이럴 때 해 줄 수 있는 답은 정해져 있습니다. 주식을 더 살만한 분들에게는 좋은 전망을 얘기하고 너무 많은 포지션에 있는 분들에게는 보수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이지요... '뭐 이래? 너무 무성의한 대답 아냐?' 하실 수 있겠지만, 수학 문제처럼 질문에 대한 정확한 답을 구할 수도 없고, 소신을 얘기한다 해도 원하는 답을 정해 놓은 상대방에게 반대 의견을 얘기하다가 불쾌감을 줄 수도 있기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런 이유들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방송에 노출되어 자신의 소신을 말씀하시는 분들은 아무래도 안티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아니, 나는 내가 정말로 몰라서 물어 보는거야라고 말씀하시는 분이시라면 투자를 줄이시거나 멈추시는 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모르는데 투자하는 건 시장에 그저 유동성을 공급하는 행위일 뿐입니다...
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에게 시장 전망을 묻고 싶은 분들이 계신다면 저희는 이렇게 대답해 드립니다.
"네, 여전히 투자하기 좋은 시장입니다~"
지금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한민국의 기업이 그 어느 때보다 많습니다. 단순 숫자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쟁력이란 새로운 시장의 지속적인 개척을 의미합니다. 가치주든 성장주든 실적의 대부분을 내수만 쳐다 보고 있던 때와는 많은 차이가 있지요... 또 지금은 사람들이 여전히 주식에 관심이 많고 호재에 반응할 수 있는 시장입니다. 실적이 좋아져도 아예 반응조차 없는 시장보다는 훨씬 좋은 시장이지요... 불과 1년 전 쯤만 하더라도 뭘 해도 주식을 팔고 싶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 당시 바이러스가 가져다 놓은 불확실성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가보고 싶다던 1년 뒤가 바로 오늘입니다. 실적이 불확실한 기업에도 '믿음'으로 투자하던 시기와 비교하신다면 할 말 없습니다만, 현재는 금리가 다소 높아지긴 했어도
'네, 여전히 투자하기 좋은 시장'입니다...
주식 투자에 있어 위험과 두려움은 대체로 하락하는 시기에 발생됩니다. CNN에서 발표하는 Fear & Greed Index도 'Fear'는 (지나친)하락을 Greed는 (지나친)상승을 의미하지요... 그런데 '벼락거지'라는 말이 유행되고 'FOMO(fear of missing out)'라는 말이 투자에 번지며 우리는 '상승'에 조차 두려움이 생겼습니다. 두려움이 이끈 곳이 투자의 세계라면 매수이건 매도이건 좋은 판단을 내리기 힘듭니다. 투자의 세계는 《넛지(Nudge)》라는 책에서 얘기하는 '자동 시스템'보다 '숙고 시스템'이 수익을 가져오고, 두려움에서 출발한 자동 시스템이 단기에 '반영'된다면 숙고 시스템은 장기로 '입증'됩니다.
그런 맥락을 더해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내가 가진 시장에 대한 궁금증은 자동 시스템을 발현시키기 위함인가요, 숙고 시스템을 발현시키기 위함인가요?
나의 투자의 세계가 두려움에 밀려온 곳일까요, 만반의 준비로 떠나온 여행일까요?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은 누가 할 수 있을까요?
전문가들에게 구할 것은 내가 미처 구하지 못한 데이터일 뿐 투자의 판단은 각자에게 있습니다. 그리고 부득이 경험이 모자라 자신의 판단력에 대한 신뢰가 없으신 분들에게는 일정 부분 간접투자를 권해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