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시장이 위태위태해 보입니다. 오늘 미국 시장의 반등이 있긴 했지만 성장주들의 주가가 흔들리다 보니 계좌도 아프고 마음도 아픕니다. 이제 와서 ‘거봐, 조정 온댔자나!’, ‘가치주의 반격이다!’ 어쩌고 하는 전문가들의 말을 들어봐야 아무런 도움이 안됩니다. ‘그래도 주식은 성장주’, ‘주식은 언젠가 오르니까 파는게 아닙니다’, ‘시대를 바꾸는 기업에 투자하라’는 말을 들어봐도 당장 내 계좌가 휘청하는데 마음이 진정되지 않습니다. 이럴 때 어떻게 멘탈을 다잡아야 할까요? 물론 정답은 없습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모든 사람의 멘탈이 같은 상태일 수는 없거든요… 질문이 주관적인데 답이 딱 떨어질 리가 없지요... 다만 이번 기회에 나의 멘탈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을 한 번 쯤 점검해 볼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1. 기업에 대한 이해도
네… 투자의 첫 번째는 당연히 펀더멘탈입니다. 아무리 인플레이션이와도, 더 무서운 스태그플레이션이 와도 성장하는 기업은 성장합니다. 금리가 1%에서 2% 정도로 바뀌었다고 그 고유의 성장 전략을 바꿀 기업은 아마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기업 환경에는 작은 영향이 있을 수는 있겠지요…
우리가 투자한 이유가 '성장'에 있다면 성장이 ‘on track’인지 이탈을 했는지 여부를 놓고 판단해야지 금리가 조금(장기로 보면 정말 더 쬐끔) 바뀌었고 이로 인해 금융 시장 전체의 스탠스가 살짝 흔들렸다고 달리는 차에서 굳이 내릴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내가 타고 있는 차가 뒷바람 덕이거나 내리막에서 중력에 의해 구르고 있었던건지 자체 동력으로 달리는 차인지에 대한 지식과 점검은 언제나 필요합니다.
2. 성공에 대한 경험
투자를 하다 보면 완벽한 논리로 성장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은 기업이라도 내가 예상치도 못했던 변수들에 종종 부러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성공한 투자자라고 할 지라도 말이죠... 인간이기에 범할 수 있는 당연한 오류들입니다… 사실 이런 류의 실수는 투자자로서 피할 수 없는 일상의 문제입니다. 문제는 빈도일 뿐이지요… 아무리 홈런왕이라도 한 시즌을 뛰다보면 적어도 그만큼, 아니 그보다 많은 숫자의 삼진을 기록합니다. 자연스러운 것이구요… 다만, 오래 투자를 해 보고 성공률이 높았던 사람은 가벼운 시장 조정이나 일상적인 실패에 멘탈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늘 다음 차례의 공격을 준비하지요… 허나, 아직 투자에 대한 경험이 일천하고 자신의 투자 성공의 트랙 레코드가 충분치 않다면, 시장의 작은 위협구에도 자신감을 잃어버리기 쉽상입니다. 따라서 직접투자를 하실 때는 처음에 소소한 금액으로 장기간 본인의 투자 의사 결정의 성공 확률을 충분히 검증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3. 포지션
단순히 절대금액 얘기가 아닙니다... 연봉이 10억인 사람이 100만원 투자한 것과 연봉의 2천만원인 사람이 100만원 투자한 것의 멘탈 상태는 천지 차이입니다. 내 돈으로 투자한 사람과 빌려서 투자한 사람과도 천지 차이입니다. 주식 포지션의 1% 비중으로 투자한 사람과 몰빵한 사람과도 멘탈은 천지 차이입니다. 이러한 차이를 덮어놓고 좋은 기업에 투자했다고 무조건 존버를 외치는 것만큼 무모한 일도 없습니다.
4. 듀레이션
사람들이 의외로 이 부분을 잘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당장 내일모레 돈이 필요한데 10년 후에 성장할 기업을 찾아 존버하고 있다면 이 역시 잘못된 투자입니다. 너무 극단적인 예라서 남 얘기라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실제로는 많은 분들이 듀레이션 관리를 잘못해 코너에 몰려서 결국 손절하고 마는 경우를 종종 보게됩니다. 기업의 성장이라는 것은 내 생각보다 빠를 수도 느릴 수도 있습니다.
5. cash flow
투자한 돈 이외에 무언가 따박따박 들어오는 사람과 투자한 돈을 빼서 생활해야 하는 사람의 멘탈은 너무도 다릅니다. 수익이 나서 돈을 뺄 때에는 기꺼이 뺄 수 있겠지만 손실이 발생한 상황에서 생활비를 빼야만 하는 고통과 불안은 안 겪어본 사람은 모릅니다. 현재의 cash flow 역시 멘탈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6. 기회비용
이것도 고민하지 않는 분이 많습니다. 그나마 가치주를 투자하시는 분들 중에는 이런 경험이 많으실텐데, 내 주식을 두고 다른 주식들이 뛰어오르고 있다면 그야말로 어금니를 꽉 깨물게 됩니다. 나의 자산의 상대적 박탈감 역시 나의 멘탈을 크게 흔들고 조급하게 만듭니다.
아침에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생각이 나서 떠오르는데로 몇 가지를 적어 보았습니다. 이 밖에도 몇 가지 더 있을 수 있겠지만 일단은 이 정도도 충분할 것 같네요... 아무쪼록 투자의 시대를 맞이하여 이 글을 읽으신 투자자 분들께 소소하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