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불과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주식 시장의 이슈만을 놓고 본다면 적어도 1년은 훌쩍 지난 느낌입니다. 1월 초만 해도 개인들의 매수 공세로 KOSPI가 단 번에 3500선까지 달려나갈 듯한 기세였지만 마음처럼 치고 나가지 못하고 지금은 한 풀 꺾여 있습니다. 그 때 삼성전자의 장중 고가는 96,800원이었지요(2월 19일 종가 82,600원). 그 즈음 해외에서는 게임스탑 공매도 이슈가 시장을 뒤집어 놓았습니다. 공매도 세력을 혼쭐내주고 싶은 개인들의 혈맹으로 게임스탑이 끝도없이 오를 것같았지만 결국에는 폭락으로 마무리되었구요. 그밖에도 국내 자동차 업종의 애플카 이슈, LG전자의 전장 JV 뉴스, 앨런 머스크의 비트코인 매수까지... 최근에는 소위 서학개미가 6000억을 투자했다는 '이항'이란 기업의 폭락도 있었습니다. 아울러 국내 공매도 재개는 또 한 차례에 연기되었구요. 얼핏 생각난 것도 이 정도인데 이슈없이 지나간 한 주가 있었나 싶습니다.
복잡한 도심에서의 삶을 살다 일상에 지친 많은 사람들이 한 때 전원 주택을 짓고 가족들과 조용히 농사를 지으며 살겠다며 귀농하는 것이 유행이던 때가 있었습니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그런 낭만을 어느 한 켠엔가 가지고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귀농하신 분들의 현실은 어떨까요? 일단 요즈음 같은 날씨에 눈오면 눈치워야 하고, 수도가 동파되고, 보일러도 나가고(요즈음 텍사스가 이렇다던데 ㅠㅠ)... 멋진 앞마당에서 바베큐를 굽기 위해서는 벌레도 쫓고 여름 내내 잡초를 뽑아야지요. 게다가 '농사나 짓지 뭐...'하는 마음으로는 뭐하나 그럴싸하게 결실이 맺어지지가 않습니다. 그냥 삼시세끼에 보탬이 될 정도의 텃밭은 일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특정 작물을 대량으로 생산해서 농사가 자신의 직업이 되기까지는 여전히 많은 난관이 필요하지요. 결국 이러한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귀농을 포기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오기도 합니다.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투자란 원래 농사를 짓는 마음으로(저도 농사는 잘 모릅니다만... ^^;) 밭을 일구고,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잡초도 뽑고, 벌레도 쫓고, 거름도 주고, 거기에 더해 '기다림'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자신이 심는데에 정성을 유난히 더 많이 들였다고해서 하루 아침에 열매 맺지는 않을테니까요... 또 자신이 키우는 작물은 각각의 특징에 따라 수확하는 계절도 각기 다릅니다. 헌데, 요즈음 같아선 옆집에서 딸기를 수확하면 그제서야 딸기를 심고, 수박을 수확하면 그제서야 또 수박을 심다가 수확을 맞이 하기도 전에 밭을 갈아 엎어버리는 식의 행태가 투자에서도 많이 보입니다. 부러운 마음에 남들따라 갈아 엎고 갈아 앞는다면, 남들보다 농사의 시기가 뒤쳐지는 것도 문제지만 그런 식으로는 작물의 특징이나 농사법을 제대로 알고 농사를 지을 리 만무합니다.(아, 물론 그래도 여전히 "농사가 '그까이꺼 대충' 씨뿌리고 물주면 다 거기서 거기지"라고 주장하시는 분도 있겠지만요 ㅎㅎ) 게다가 더 빨리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 앞서 밭까지 빌려쓰고 있다면 마음이 훨씬 조급하겠지요. '기다림'이라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는 작업에서 말이죠...
시기와 방법을 모르는 농사가 자신이 땅이 있다고 씨를 "간절하게 열심히" 뿌렸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잘될 수 있까요? 또 작년에 돈을 많이 벌어 주었던 작물이라고 올해도 또 다시 많은 돈을 안겨다 줄 수 있을까요? 다 준비가 되었다고 해도 갑자기 예상치 못한 태풍이라도 불어닥치면 어떻게 될까요?
농사를 모르는 저라면 말이죠... 땅이 있으면 오랫동안 농사를 잘 지은 농사꾼에게 일부는 맡기고 그들에게 때론 농사법도 물어보고, 정말 좋아하는 작물은 직접 심어보고 노하우를 익히고, 조금씩 그 범위를 넓힌 다음, 정말 자신이 생겼을 때나 땅을 빌려서 하는 농사를 고민할 것같습니다. 아무리 지금 당장 날씨가 농사 짓기에 좋다해도 말이지요...
오랫동안 농사를 잘 짓고 싶으시다면 그 출발은 어쩌면 자신이 문외한임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야 조심스럽고 그로부터 제대로 공부가 시작될테니까요. 물론 전문 농사꾼이라도 계속 새로운 공부를 하지 않으면 시대에 뒤쳐질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예외는 있을 수 없지요. 저희또한 더불어 계속 노력하고 공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