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증시가 연일 최고점을 갱신하며 날아오르고 있습니다. 반면 현실 세계는 제한적으로 백신을 투여하고 있다고 하나, 여전히 covid19 확진자수는 꾸준히 늘고 있으며 조만간 전세계 1억명에 도달할 기세입니다. 병의 심각성에 대해서 사람에 따라 다른 견해가 있을 수 있다고는 하지만 여하튼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의 실물 경기는 아무래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영업 제한을 받고 있는 많은 자영업자들의 눈물은 우리도 가까이서 쉽게 체감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은 연일 뜨겁기만 합니다.
자연스럽게 실물 경기와 금융 시장간의 괴리를 이야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이제 사람들이 모이기만 하면 주식을 이야기합니다. 사교모임(아... 물론 요새 사교모임이라는 건 어렵습니다만...)에서 펀드 매니저의 인기가 높아지면 시장이 고점에 다달았다는 시장 격언도 있는데 지금이 그런 때임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각국 정부에서 금융시장의 과열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크게 우려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원래의 의도는 낮은 금리로 인해 유동성이 증가하고 약간의 인플레이션 유발과 설비투자와 고용으로 이어져야 하는 것인데, 현재는 그렇지 않은 것에 것에 대한 우려보다 자산 가격이라도 올라서 부의 효과(wealth effect)가 소비 심리를 계속 자극해(어차피 바이러스로 설비투자 및 집단 고용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면...) 그나마 경기가 돌아가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같습니다. 지금은 정부와 중앙은행도 국가 간의 락다운 해제로 실물 경기가 정상화될 때까지 금융시장이 마중물 역할을 하는 이상적인 상황을 믿고 있는 것같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뻔한 스탠스를 시장 참여자들에게 들켜 버린데서 시작합니다. 각국 정부도 금융 시장의 상승을 좋아라하고 있고, 사람들은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그랬고, 내일도 아마 좋아하겠지 하며 시장에 달려듭니다. 따라서 요즘처럼 수익률에 있어 '투자 대상'보다 '투자 시점'이 더 중요해 보이게 되면 '심사숙고'라는 것이 거추장스럽게 됩니다. 내가 고민하고 있는 사이 옆집 바보가 '내가 보기에' 아무거나 집어 들고 부자가 되고 있으면 그냥 뛰어드는게 낫다고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BTS의 노래처럼 '고민보다 go'...
허나, 저희는 이럴 때가 훠얼~씬 고민스럽습니다. 저희의 '심사숙고'가 부각되지 않는 때는 어쩔 수 없이 또다른 고민이 생깁니다. "It's only when the tide goes out that you discover who's been swimming naked(썰물이 빠져나갔을 때 누가 벌거벗고 수영했는지 비로소 알게 된다)"라고 워렌버핏 옹께서 말씀하셨다고 하나, 지금은 좋은 수영복 찾고 맘에 드는 장소를 물색하느라 물밖에서 물놀이를 즐기지 못하는 편이 훨씬 바보같아 보이니까요... 아니, 지금은 수영복도 안입고 그냥 물에 뛰어 들어 '19금 버전의 수영이 훨씬 스릴있고 재밌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마저도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물이 언제 빠질지 단언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때문에 역설적으로 물놀이를 최대한 즐기는 것도 중요합니다(썰물이 빠지고 나면 그때는 좋은 수영복이 있어도 어차피 물놀이를 즐기기는 힘이 듭니다). 다만 아무리 마음이 급하시더라도 썰물을 대비해 수영복은 몸에 잘맞고 남보기 부끄럽지 않은 것으로 잘 준비하시고, 초심자일수록 물에 첨벙 뛰어들어 심정지가 오지않도록 발부터 천천히 담그시는 여유와 지혜는 반드시 필요해 보입니다. 좋은 수영복과 물에 대한 적응만 잘되어 있다면 썰물이 빠져나간 후라도, 다음 밀물에 '처음'부터 '실컷' 즐길 수 있는 물놀이의 기회는 지금이 아닐 뿐 언제든 또 올 수 있습니다.